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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대책 후폭풍…담보대출, 이젠 부담대출

구름너머 2006. 11. 28. 09:23
11·15대책 후폭풍…담보대출, 이젠 부담대출



회사원 유모(30) 씨는 최근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직장에서 가까운 서울 영등포 지역에 작은 아파트를 마련했다. 유 씨가 빌린 돈은 담보인정비율(LTV) 60% 한도를 꽉 채운 약 3억 원.

그러나 금리 때문에 골치다.

금리는 대출받은 날로부터 3개월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따라 변한다. 최근 CD금리가 0.4%포인트 올랐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다음 달에 콜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유 씨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銀-신한銀 최고 0.24%P 올려


11월 콜금리가 동결됐지만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렸다.

국민은행이 이번 주부터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62∼6.62%. 지난달 말(연 5.38∼6.58%)보다 0.04∼0.24%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도 국민주택(전용면적 25.7평) 규모 이상인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를 이번 주부터 연 5.61∼6.71%로 적용해 지난달 말(5.37∼6.67%)보다 0.04∼0.24%포인트 높아졌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는 10월 말보다 각각 0.04%포인트씩 올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음 달 23일부터 요구불예금 등 만기 1년 미만인 단기 예금의 지급준비율을 현행 5%에서 7%로 올리기로 함에 따라 시중은행의 연쇄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시중은행들이 고객들로부터 받은 예금 중 한은에 맡겨야 하는 돈이 4조8000억 원가량 늘어나 연간 2200억 원 정도의 비용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 사이에 예금 수신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예금이자를 낮추기보다는 대출이자를 높이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달 7일 금통위가 집값을 잡기 위해 콜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경우 대출금리가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다.

○지준율-콜금리 인상되면 금리 더 오를 듯

현재 연평균 6%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준율과 콜금리 인상으로 최대 0.45%포인트 오른다면 금리가 연 6.45%가 된다.

2억 원을 10년 뒤 만기에 원금을 일시 상환하는 조건으로 빌리고 만기까지 이자를 갚아 나가야 한다면 지금까지는 매달 이자로 100만 원을 냈지만 금리가 6.45%로 오르면 매월 이자 부담액이 107만5000원으로 늘어난다.

박재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콜금리를 급격히 올리면 전체 자산시장과 경기를 급격히 위축시켜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 의도와 다른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집값 상승 폭이 주택담보대출 이자 상승 폭보다 훨씬 커 ‘묻지 마 대출’이 성행한 것”이라며 “금리를 올리면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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