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구름너머 2006. 2. 6. 09:18

환율정보 실시간으로 못본다
2/1부터 환율호가제도 변경, 시행초기 혼선 우려

1일부터 외환거래 방식이 크게 바뀐다.

지금까지는 달러당 원화값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에 근거해 달러와 원화를 사고 팔았지만 1일부터는 실시간으로 원화값을 파악할 수 없게 된다.

대신 은행이 일방 적으로 제시하는 원화값을 전화 등을 통해 확인한 후 여기에 맞춰서 환거래를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시행 초기 기업 외환거래 방식에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외환거래비용 차이가 확대돼 중소기업 부담이 더 늘어 날 것으로 예상된다.

◆ 환율 정보 실시간으로 못봐

=그 동안 외환거래가 이뤄지는 은행간 시장에서 모 든 원화값 정보가 은행뿐만 아니라 기업, 역외거래자 등에게도 실시간 제공됐다.

하지만 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등과 협의를 통해 1일부터는 은 행간 시장에서 거래되는 원화값 정보는 은행에만 제공되는 방식으로 환율호가제도 를 바꿔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일부터 기업들은 은행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환율 정보인 '준거환율' 만 전화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은행들은 실시간 결정되는 원화값 움직임을 그대로 기업에 알려줄 수도 있고 일시적으로 원화값이 급변동할 때는 변동하는 부분을 제외한 원화값을 알려줄 수도 있다.

은행측 정책적 판단에 따라 원화값 정보가 실제 가격과는 다르게 기업체에 제 공될 수 있는 셈이다.



기업들은 오전 9시부터 매 30분 단위로 실제 시장에서 체결되는 원화값을 확인할 수 있다.

◆ 기업체 외환거래 부담 늘어

=환율호가제도가 바뀌면 기업이 외환거래를 하기 위 해서는 종전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여러 은행이 제공하는 원화값 정보를 계속 파악해야 한다.

은행마다 제시하는 원화값 정보가 각각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은행을 선택하기 위해서 는 각 은행이 제시하는 정보를 비교ㆍ분석해야 한다.

한 기업체 외환 담당자는 "종전에는 실시간 환율을 보고 거래를 하면 됐지만 앞으 로는 최소한 2~3곳 이상 은행에서 환율 정보를 확인한 후 거래은행을 결정해야 하 기 때문에 기업들로서는 부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시행 초기에는 은행들이 어떤 원칙에 따라 원화값 정보를 기업에 알려주는지 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혼선도 예상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일단 시행 초기에는 실시간 정보를 기업에 알려주기로 내부방침 을 정했다"며 "하지만 다른 은행 동향 등을 감안한 후에는 정보제공 방식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중소기업 비용부담 가중 염려

=중소기업 외환거래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 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거래가 많은 대기업들과 거래가 적은 중소기업들에 대해 원화 값 정보를 차별해 제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체 관계자는 "은행들이 거래물량이 많은 대기업에 대해서는 환율을 유리하게 책정해주는 대신 중소기업에는 다소 불리하게 책정함으로써 손실을 보상할 가능성 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원화와 달러를 거래하면서 실시간 형성되는 가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은 행에 의한 환율 조작으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제도 시행 초기에는 원화값이 고시되는 방식과 관련해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 도 높다.

기업체 관계자는 "제도가 1일부터 시행되지만 은행들이 어떤 원칙에 따라 환율 정 보를 제공할지와 환율 정보가 제공되는 방식 등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시행 초기에는 기업들이 환거래를 하는 데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 다.

[노영우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6.02.01 07:3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