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구름너머 2006. 2. 6. 09:21

환율 호가제도 변경 시행 첫날..실효성 '의문'
실시간 호가차단 '한계'..정보불평등 심화우려

한은 "제도 정착되면 효과..문제점 개선하겠다"

외환시장의 쏠림현상을 막는다는 취지에서 변경 된 환율호가제도에 대해 벌써부터 회의론이 부각되고 있다.

은행과 선물사들만 실시간 호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로 대기업이나 투기세력 등 이른바 '큰 손'들은 언제든지 체결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 불 평등이 더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실시간 호가 차단 한계

1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외환시장에서 환율호가 방식이 국제 기준에 맞게 바뀌어 은행간 거래호가가 시장참여 회원은행들에만 제한적으로 제공되 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은행간 시장의 환율 최적호가와 체결가가 참여은행뿐 아니라 기업과 역외거래자 등 대(對) 고객시장 참가자들에게도 실시간으로 제공돼 왔다.

그러나 이런 정보를 기업체 등 일반고객에게 실시간 제공하는 것을 중단함으로 써 시장혼란을 막는다는 당초의 의도는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제도 변 경 첫날 시장에서 나온 대체적인 평가다.

우선 기업들은 필요하면 언제라도 거래은행에 연락해 쉽게 호가를 파악할 수 있 는데다 개인도 선물사 단말기 등을 통해 실시간 호가 확인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외환당국을 당혹케 했다.

특히 은행들도 대형고객인 대기업에 대해서는 은행간 체결가를 언제라도 알려주 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환율 등락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중소기업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울러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개별 은행들의 매수-매도 호가의 차이가 크지 않아 체결가를 30분마다 제공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었다는 점도 제도 변경의 취지를 무 색케 했다는 지적이다.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호가제도 변경에 대해 고객 기업들의 반응을 알아봤더니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분위기"라며 "실제로 은행 몇곳에만 전화하면 체결가를 확 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中企-은행들 일부 혼란..한은 "문제점 파악중"

그러나 이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일부에서는 호가제도 변경으로 인해 적지 않 은 불편과 혼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과 달리 30분마다 체결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가뜩이나 최근 환율 하 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로서는 환율 흐름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었다 는 후문이다.

아울러 은행들도 기업측의 빗발치는 체결가 문의에 시달려 제도변경 첫날 상당 한 혼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제도변경 초기에 혼란과 혼선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정착 되면 당초 의도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은 관계자는 "자체조사 결과 개인들이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체결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며 "그러나 언론 등을 통해 지적된 여러 문제점을 파악해 해결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착되면 기업 및 은행의 가격탐색 및 가격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외환시장의 중장기적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금융계 관계자는 "요즘같이 갖가지 정보가 여러 통로를 통해 오가는 세상에서 정보를 한 쪽만 막는다고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며 "결국 투기자본이나 역외세력의 횡포를 막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huma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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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1 16:43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