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구름너머 2006. 11. 23. 09:11
"낮잠 자는 627억원 찾아가세요"
부산에 사는 김종만 씨(32)는 최근 친구 덕분에 공돈 1만원을 벌었다.

2001년 폐지된 도로교통안전분담금을 환급받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도로교통안전분담금이 뭔지도 모르는데 친구 말만 듣고 전화 한 통 했더니 내 은행계좌로 1만원이 들어왔다"며 "주위 사람 대부분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어 알려줬다"고 말했다.

올해 말로 환급 기간이 끝나는 도로교통안전분담금이 아직도 대상자 절반이 찾아가지 않아 600억원이 넘는 돈이 잠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안전분담금은 운전자들이 운전면허를 발급받거나 자동차를 구입할 때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에 각각 4년과 9년치씩 선납했던 돈이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은 환급 대상자(자동차 1300만대, 면허소지자 2000만명) 중 50%가량이 올해 말로 시효가 끝나는 분담금을 찾아가지 않았다고 22일 밝혔다.

총 환급대상 1267억원 중 10월 말 현재 640억원을 찾아가 627억원이 아직 주인을 찾아가지 못한 것. 이처럼 환급률이 낮은 이유는 환급액이 소액인 데다 공단측이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환급을 신청하지 않은 회사원 이기영 씨(34)는 "교통안전분담금이 뭔지 들어본 적이 한번도 없다"며 "특히 돈을 환급해 준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걸 보면 공단측의 홍보가 소극적이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씨는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이 돈을 받을 때는 개별통지를 하면서 분담금을 내줄 때는 왜 일일이 통보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교통안전분담금은 정부의 준조세 정비 방안에 따라 2001년 12월 31일 폐지되면서 선납했던 분담금에 대해 다음해 1년 동안 환급이 이뤄졌으나 환급률이 낮아 올해 말까지 연장됐다.

환급 대상자는 △2001년 12월 31일 이전 자동차 운전면허소지자 또는 자가용자동차등록자 △2001년 12월 31일 이전 자동차 운전면허가 취소되거나 자가용 자동차등록이 말소된 자 △1999년 1월 1일부터 시행한 자동차 운전면허분담금 인하(월 80원→월 50원)로 환급받지 못한 미정산 분담금 △2002년 1월 1일 분담금 폐지 이후 지로 이용 운전면허분담금 납부자 등이다.

대상 금액은 운전면허 소지자의 경우 50~5400원이며 자가용 자동차 소유자의 경우 400~1만9200원이다.

교통안전분담금을 찾기 위해서는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으로 직접 찾아가거나 인터넷(bundam.rtsa.or.kr), 전화(1588-6117) 등으로 접수하면 일주일 이내 본인 계좌로 받을 수 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관계자는 "환급 안내에 대해서는 신문 광고나 지역 케이블방송, 반상회 회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해 왔는데 아직 잘 모르는 사람도 많고 환급 액수가 소액이라 알면서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작은 돈이지만 개인의 소중한 돈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올해까지 찾아가지 않은 돈은 전액 국고에 환수할 방침인데 아직까지 찾아가지 않은 분담금이 절반이나 돼 내년까지 환급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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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2 17:25:0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