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구름너머 2006. 7. 28. 23:43
[건설경기 얼마나 나쁘길래…] 아파트 분양률 10% 미만 속출
[한국경제 2006-07-27 09:29]

경기를 떠받치는 '버팀목'으로 평가되는 건설경기가 심상치 않다.

국내 경제성장 지표인 국내총생산(GDP)의 지난 2분기 증가율(0.8%)이 5분기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핵심 원인이 바로 '침체된 건설경기'로 지목될 정도로 건설시장 위축세가 심화되고 있다.

공공건설·민간건축·주택시장 등의 건설시장에서 특히 주택시장 침체양상이 심각하다.

서울 강남권 등의 고가 주택시장을 타깃으로 한 정부의 규제강화로 투자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쌓여가고 있다.

여기에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매년 줄어들어 건설사마다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의 건설시장은 한마디로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모두 바닥을 향해 치닫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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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시장 '날개없는 추락'

주택시장의 경우 이미 작년부터 지방권을 중심으로 침체 상황에 빠져들면서 최근엔 수도권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부산 대구 대전 등 지방권의 경우 수도권에 집중된 규제를 피해 내려간 주택건설업체들이 지난 2~3년간 신규 주택을 무차별로 쏟아낸데다 주택 담보 및 중도금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작년 하반기부터는 신규 분양단지의 초기 계약률이 10%에도 못 미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공급과잉과 수요위축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일부 업체의 경우 사업부지에 묶여있는 땅값 부담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시공업체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권 대부분 단지가 청약미달 사태 속에 초기 한달 계약률이 10~20%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건설업체들이 공사해주기를 꺼리고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금융권에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자금지원을 옥죄고 있어 꼼짝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

재건축 규제 강화로 서울 등 도심지역의 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었고,수도권 외곽지역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들은 갈수록 미분양이 쌓이는 바람에 분양을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상반기 중 수도권 건축허가 면적이 주거용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27.8%나 줄었고 전체적으로도 5.3% 감소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집이 다 지어졌는 데도 팔리지 않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도 지난 5월 말 현재 1만2444가구로 5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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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침체 장기화 불안 심화

토목부문도 마찬가지다.

대한건설협회의 최근 조사결과 전국 638개 SOC 현장의 절반을 넘는 344개 현장(53.9%)이 예산배정 부족으로 원활한 공사수행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올해 예산이 배정된 40개 현장은 공사에 필요한 적정 예산의 39.2%,당초 예산의 50% 수준에 불과해 결국 공사를 미루거나 예정 중인 곳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가 지연될 경우 물가상승 등에 따른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고,연장된 기간만큼 현장 관리비 등이 늘어 경영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더욱 큰 문제는 주택부문을 포함한 건설시장 전반에 향후 2~3년 뒤의 일감이 크게 줄고 있어 건설경기의 장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사실이다.

실제로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총건설수주액 상황을 보면 작년 3분기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4분기부터 -19.3%,올해 1분기엔 -6.6%,2분기에는 -20.2% 등으로 잇따라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도로·철도 등 토목부문의 경우 SOC 투자 축소,균형 재정집행 정책 등으로 3개월 연속 40% 이상 줄어 주택부문과 함께 건설경기 침체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편 이처럼 건설시장 위축세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지만 정부는 "하반기에 가면 좋아질 것"이라며 건설경기 활성화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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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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