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구름너머 2007. 10. 8. 17:13
창피하다고 ‘쉿’했던 요실금, 골반운동으로 ‘꽉’ 잠그세요


《주부 김선영(45·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씨는 소변 때문에 여행 가기가 두렵다. 외출할 때도 항상 화장실부터 찾는다.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팬티를 적시는 요실금 증상 때문이다. 요실금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질환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40세 이후 여성, 신경질환 환자, 노인에게 많이 나타난다. 5∼14세 아동의 5∼10%, 15∼64세 성인 남자의 4%에서 요실금 증상을 보인다. 대한비뇨기과학회와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서는 12일부터 한 달 동안 요실금을 제대로 알리는 ‘골드리본’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국내 여성 422만 명이 앓는 흔한 질환

성인 여성의 요실금은 45∼50세를 전후로 증가한다. 요실금은 출산 후 늘어난 방광 및 요도 부위 근육과 인대가 나이 들어 더욱 느슨해지면서 생긴다. 일반적으로 성인 여성의 35∼40%는 요실금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규성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약 422만 명의 여성이 요실금 증상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요실금이 심하면 재채기 같은 생리현상이나 줄넘기 등 운동을 할 때도 오줌이 샌다.

요실금 증상을 보이는 여성들은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쳐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부끄럽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요실금은 세계적으로 1억여 명 이상의 여성이 겪고 있는 증상”이라면서 “그냥 넘기기보다는 생활요법과 운동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될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선주 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요실금 때문에 옷을 적시게 되면 냄새와 축축한 느낌으로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끼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며 “당뇨병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가 느끼는 심적 고통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적정체중 유지하고 매운 음식-탄산음료 피해야

최근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조사에 따르면 전체 요실금 환자 중 방광·요도 근육이 느슨해지거나 일부 파열되면서 생기는 ‘복압성요실금’이 48.8%로 나타났다.

복압성요실금은 소변이 마렵지 않은데도 갑자기 웃거나 기침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 압력을 가하면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증상이다.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지면서 참지 못하는 ‘절박요실금’은 7.7%였다. 복압성요실금과 절박요실금이 혼합된 경우는 41.6%였다.

절박요실금은 소변이 갑작스럽게 마렵지만 본인 스스로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활요법으로 예방할 수 있다. 반면 복압성요실금은 주로 출산에 의해 요도와 골반 사이의 근육이 늘어나 웃거나 뛸 때 소변이 흐르므로 수술을 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요실금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기침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한 경우에는 적절한 운동을 통해 살을 뺀다. 체중이 증가하면 골반근육에 가해지는 하중이 커져서 골반근육을 약하게 만들어 요실금이 생길 수 있다.

자극적이거나 매운 음식, 인공감미료, 카페인이 든 음료, 탄산음료, 술 등은 피해야 한다. 이런 음식과 음료는 이뇨 작용 때문에 소변의 양을 증가시킨다. 젊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요실금은 자극적인 음식이나 카페인 음료로 인해 생기는 요실금일 가능성이 높다.

항문과 질 근육을 10초간 조인 후 10초간 풀어 주는 동작을 반복하는 골반근육 강화법(케겔운동법)이 도움이 된다. 케겔운동은 한 번에 20∼30회씩 아침 점심 저녁 3차례 하는 것이 좋다.

요실금 유형부터 파악… 복압성일 땐 수술로 치료

흔히 요실금은 수술로만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절박요실금은 주로 생활요법과 약물요법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따라서 처음부터 수술에 겁을 먹고 치료를 기피하지 말고 자신의 요실금이 어떤 형태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압성요실금은 수술로 고친다. 그러나 수술을 해도 자주 재발하고 수술 성공률이 낮다는 생각에 수술을 피하는 사람도 많다.

이선주 교수는 “5, 6년 전부터 복압성요실금 환자의 늘어난 요도 부위를 끈으로 묶어 주는 간편한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면서 “90%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으며 재발률도 5∼10%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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