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구름너머 2006. 8. 2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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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http://blog.naver.com/dbdb1616/120012951503

지역조합 아파트로 실패한 사례 ===> 2005년 5월 12일 자료

지역조합 아파트라는 것은 그야말로 지역주민들이 합의해서 아파트를 짓기로 하는 것이다. 재개발은 공공의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원도 있지만 제약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인 20% 임대주택을 짓도록 한 것) 하지만 지역조합은 지역주민들끼리 합의만 되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물론 그 일을 추진하는 것은 단순히 지역주민 중 대표가 나서서 할 정도의 일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사나 시행사 등이 그 지역에 들어와서 지역주민들의 토지나 건물을 매입하면서 일이 시작이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시공사를 선정하고 (시공사가 먼저 들어와서 작업하는 경우에는 시공사가 직접), 이 시공사의 이름으로 ‘분양권’을 미리 만들어서 돌리게 된다.

이 분양권은 소위 말하는 ‘물딱지’가 되는 것이다. 동호수가 추첨되지 않은 것은 당연하거니와, 분양가 책정도 안되어있는 상태에서 만들어진 분양권이다.

이러한 물딱지는 계약금에 프리미엄을 포함한 가격에 거래가 되게 되어있다.

내가 아는 분 한분이 작년 초에 구리 근방에 있는 지역조합 아파트를 산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시공사 L건설. 세대수 약 2000세대, 33평형 예상분양가 1억 4천만원. 지역조합원 분양권은 계약금 500만원, 업무추진비 250만원. 프리미엄 300만원. 총 금액 1050만원에 분양권을 샀다.

그러나 지역조합 승인이 계속 미뤄지고, L건설이 사업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리고 시공사는 D건설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불안함을 느낀 매수자들은 중개업자들에게 항의를 하게 되고, 중개업자들은 시공사에 항의를 하게 되어 결국 계약금 500만원, 업무추진비 250만원, 프리미엄 300만원으로 되어진 분양권을 계약금 1000만원, 업무추진비 500만원짜리로 바꿔왔다.

이것은 결국 시공사가 바뀌면서 얻게 된 이익금을 나눠주는 것이다.

어쨌든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계속 사업승인이 나지 않게 되자 결국 D건설도 포기를 하게 되었다.

우여곡절끝에 결국은 Y건설이 맡게 되었고, 사업승인도 나게 되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애초에 예상했던 33평 분양가는 1억 7천만원으로 오르게 되었고, 시공사측에서 미리 돌린 분양권에 대해서는 계약금만 인정하겠다고 버티고 나오는 상황이 되었다. 즉 업무추진비를 다시 내든지 아니면 계약금만 받고 해약을 하든지 하라는 것이다.

난감한 상황이 된 것이다.

게다가 더 문제가 된 것은 다른 분들은 프리미엄을 1000만원가량 내고 산 사람들이 많았고, 중간에 계약금을 올려주는 작업도 없었고, 심지어는 계약금조차 조합에 입금되지 않은 가짜 분양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까지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 문제는 현재도 완전히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로 조율중에 있다.

정리를 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지역조합 아파트에서 분양권을 미리 돌리는 경우는 지역조합이나 시공사의 자금해결을 위해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합법이라고도 불법이라고도 할 수 없는 교묘한 일이긴 하다. 어쨌든 이 과정에서 리스크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분양가가 산정이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얼마의 프리미엄을 내고 분양권을 산다는 것은 향후 수익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둘째, 의외로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사업이 난항을 겪게 되면, 시공사가 바뀐다든지, 사업이 지연된다든지 하는 문제로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

셋째, 원칙적으로 무주택자에게만 지역조합원의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사업승인전에 무주택자에게 반드시 팔아야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엔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해약하는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리스크가 존재한다.

당연히 분양권전매가 가능하고, 주택경기가 좋을 때는 이것도 좋은 재테크 수단이 되기도 했다. 이런 것을 노리고 시공사도 미리 분양권을 만들어서 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가 안좋아지면 그 분양권을 프리미엄을 붙여 받아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럼 이런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맨 마지막에 건설을 맡은 Y건설은 이런 문제가 많은 아파트의 건설을 왜 맡았을까?

건설수주를 땄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겠지만 이런 문제있는 것을 맡으면서 은근슬쩍 분양가를 올림으로써 이익을 얻게 되고, 두번째는 이렇게 많이 분양권을 미리 돌린 물건은 오히려 요즘같이 분양이 잘 안되는 상황에서는 이미 그 수만큼은 분양이 됐다고 봐도 되는 것이기 때문에 분양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위의 사례 같은 경우에 약 2000세대 분양에 1000세대 가량이 물딱지였다고 하니 말이다.

그러나 지역조합 아파트는 무조건 안된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위와 같은 리스크도 있다는 사실은 알고 투자를 하자는거다. 그래야 ‘묻지마 투자’ 딱지는 뗄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