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금 이자도 상승..자산가들은 즐거운 비명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3개월전 은행에서 신용대출로 1억원을 빌린 직장인 차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3개월마다 금리가 조정되는 변동금리상품이라 적용금리가 오르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기 때문이다.
10일 한국은행의 콜금리 목표 인상이다.
콜금리가 높아지면 차씨가 거래하는 은행의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르는 것은 불문가지. 차씨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를 기준으로 변동금리를 설정했기 때문에 CD금리가 얼마나 오를 지 노심초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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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권-채무자간 희비 극명
한은이 콜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채권, 채무자간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빚이 없는 부자들이야 수신 금리가 올라 즐거운 표정이 역력하다.
늘 빚에 쪼들리는 서민들에겐 금리 인상이 결코 달갑지 않다. 빚이 많을수록 걱정은 더하다.특히 담보대출은 변동금리가 90% 이상으로 압도적. 이에따라 금리인상에 따른 피해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변동금리 상품의 경우 주로 3개월, 6개월 단위로 금리를 조정하며 고시 금리는 은행별로 CD나 금융채, 통화안정채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국민은행처럼 일주일 단위로 시장 금리를 반영해 고시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은행처럼 최근 3 영업일의 CD 금리를 평균한 수치를 매일 산출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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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억 대출..연간 추가 이자 부담만 25만원
고시 금리가 조정된다고 바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정시점이 다가올수록 대출자들은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다. 콜금리 목표 인상분 0.25%포인트가 고스란히 금리인상에 반영된다면 1억원을 빌린 차씨의 경우 연간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25만원 늘어나게 된다.
한국은행도 콜금리 인상이 무리 없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우려를 갖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4.5%라는 콜금리 목표 수준과 그에 연동해서 움직이는 여수신금리와 시장금리는 지금의 경제상황을 볼 때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수준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라면서도 "콜금리 25bp 인상으로 가계부문 대출자나 영세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단기 자금을 어디에 굴릴까 고민하는 투자자들은 콜금리 인상을 반기고 있다. 시중 은행이 일제히 수신 금리를 인상한데다 특히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단기 상품의 금리를 더 큰 폭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1년 정기예금 영업점장 승인금리를 0.10%포인트 올린 반면 6개월 예금 금리는 0.15%포인트 인상하는데 그쳤다. 우리은행 역시 3개월 미만은 0.2%포인트, 1년은 0.1% 올려 인상폭을 차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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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기관도 표정 관리 속 위기 관리 부담
외환은행도 3개월과 6개월 우대금리를 0.2%포인트씩 올린 반면 1년제와 2년제는 0.1%포인트, 0.05%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신한은행은 정기예금과 CD의 만기가 길수록 영업점장 전결금리 인상폭을 높였지만 1억원 이상 고객과 미만인 고객간 0.10%포인트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 이래저래 자산가들만 신난 셈이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이번 콜금리 인상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시장에 떠돌아다니던 유동 자금을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가계를 불구하고 한계선상의 대출자들이 늘어난 이자를 갚지 못할 경우 은행으로서도 위험관리에 신경을 세워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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