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구름너머 2006. 7. 26. 08:59
주택담보대출 ‘시한폭탄’ 변동금리형 250조 돌파

지난 3일 신혼 아파트 구입자금 마련을 위해 농협 지점을 찾은 직장인 정모(33)씨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시중금리 변동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지는 상품) 3000만원을 받았다. 당시 대출금리는 연 5.64%였다. 하지만 최근 시중금리가 올라가고 있어 정씨가 갚아야 할 이자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정씨는 “계약 당시 변동금리대출 이자율이 고정금리 대출보다 1%포인트 이상 낮다는 창구 직원의 말에 솔깃해서 변동금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상품 중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8%에 육박하고 있다고 금융감독원이 25일 밝혔다. 이는 당초 금융권에서 알려진 것(약 80% 이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어서 은행권과 금감원이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변동금리 상품은 금리 하락기에는 고객들에게 유리하지만, 작년 말 금리가 상승 기조로 바뀐 이후부터는 고객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난 5월 말 현재 금융권 전체 주택담보대출(255조3000억원) 중 변동금리 대출 규모가 250조원이므로 시중 금리가 향후 1%포인트 상승하면 고객들의 이자부담은 2조5000억원이 늘어난다. 그런데도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는 이유는 고객들이 대출 시점에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대출을 선호한 데다 은행들도 변동금리 대출의 위험성을 고객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6월 말 현재 변동금리 대출 금리는 연 5.62%로, 고정금리 대출(연 7~8%)보다 1~2% 포인트 낮다.

금융연구원 강종만 박사는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변동금리대출을 받은 서민층이 불어난 이자를 갚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재호기자 jaeho@chosun.com
입력 : 2006.07.25 22: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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