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구름너머
2013. 1. 10. 09:22
[중산층의 팍팍한 삶 <2부>]고강도 카드대책, 효과는 '글세'… 고금리 카드론은 '요지부동' |
기사등록 일시 [2013-01-10 05: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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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기주 기자 = 수도권에서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김상수(59. 가명)사장은 최근 급하게 지불해야하는 결제대금을 막기 위해 카드론을 이용했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대출을 받아 더 이상 돈을 빌리기 힘들고, 최근에 본 카드광고에서 카드론을 10%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카드론 대출을 받으려고 절차를 밟고 보니 20% 초반의 금리를 적용받았다. 카드사에 "10%대의 상품은 없냐"고 물었지만, 금리 할인행사가 중단돼 김사장의 신용등급으로는 20%대의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결제대금이 급했던 김사장은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해당 카드론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금융당국이 고금리의 카드대출을 막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일부 카드사들은 오히려 고금리 카드론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이란 카드사가 회원에게 신용도와 이용 실적에 맞춰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적용금리는 15~30% 범위 내에서 고객 신용등급에 맞춰 정해진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연 20~30%의 금리를 적용받아 카드론을 이용한 고객의 비중이 51.2%였다. 이는 지난해 6월(35.1%)보다 무려 68.5%나 증가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현대카드도 같은 기간 동안 카드론을 사용한 고객 중 연 20~30%의 금리를 적용받는 회원의 비중이 56.3%에서 6.9%포인트 상승한 63.2%를 기록했고, 삼성카드도 6개월간 12.42%포인트 높아진 38.7%의 비중을 보였다.
지난 10월부터 금융당국이 급증하는 고금리 카드대출을 막기 위해 신용카드 발급 기준을 강화하고, 한도도 축소하는 등 갖가지 노력을 펼쳤다.
하지만 실상은 그 의도와는 반대로 고금리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체계 개편으로 줄어든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카드론에 적용하던 금리 할인 마케팅을 축소했기 때문에 그 비중이 높아진 것"이라며 "원래 적용받는 금리대로 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카드사들의 카드론 수익과 그 비중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그들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이는 게 사실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까지의 수익 2조2373억원 중 14.5%인 3243억원을 카드론으로 벌여 들였고, 3분기에는 이 비중이 늘어나 총 수익 중 16.1%(4893억원)가 카드론으로 벌어들인 수익이었다.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그 비중이 17.4%에서 18.8%로, 현대카드는 18.0%에서 19.1%로 증가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애초에 과도한 마케팅으로 상환능력이 부족한 저신용자들에게 돈을 빌려줘 놓고, 다시 금리를 높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카드사들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해 서민들이 요구했던 것과는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약탈적 대출이라고 비난받았던 ‘리볼빙’ 대출의 고금리(20%이상) 비중도 역시 줄지 않고 있다.
삼성카드의 경우 리볼빙 이용 회원 중 87.8%가 고금리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KB국민(84.7%), 신한카드(76.9%) 등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리볼빙서비스의 이자는 이용금액이나 개인 신용도에 따라 5.9~28.8%의 수수료가 적용되는데, 리볼빙서비스의 이용이 극히 적은 신용등급 1~2등급의 고객만이 한자리 대의 수수료를 적용받을 수 있고 서비스 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3등급 이하의 고객들은 10%이상의 고금리를 적용받게 된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부터 서비스 이용자들의 평균이자가 20%대를 넘어서고 있어 사실상 고금리 대출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고, 금융당국도 이에 대책을 줄줄이 내놨지만 고금리를 적용받는 비중은 쉽사리 줄고 있지 않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리볼빙서비스를 받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카드사용금액을 한꺼번에 갚을 수 없기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이들에게 20%대의 고금리를 받게 되면 매달 사용하는 신용카드 결제금액이 더해져 결제해야하기 때문에 부채 상태가 악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kjpark@newsis.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