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구름너머 2006. 6. 28. 14:38
요가 속에 숨어있는 과학
최근 웰빙 바람과 더불어 ‘요가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요가가 마치 살을 빼기 위한 하나의 운동 방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요가는 철학이면서 동시에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다. 요가의 철학과 원리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고, 그 속에는 어떤 과학이 숨어있는지 살펴보자.


부장 앞에서 무척 혼나자 고개를 숙이고 한 숨을 쉬는 모습, 오랜 시간 동안 컴퓨터를 만져서 어깨가 아프다는 듯이 한 손으로 툭툭 치는 모습,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서 계단을 헉헉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김대리가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침울해 한다. 얼굴 표정이 우울하고 어깨도 축처져 있다. 아내 황옥길 여사가 다가와 묻는다.

“여보, 왜 이렇게 힘이 없어요?”
“하루 종일 스트레스는 점점 쌓이고, 체력은 떨어져서 그런지 조금만 걸어도 맥이 빠지고, 컴퓨터 때문에 근육통은 매일 덮쳐오고... 옥길씨.. 나... 보약 사주면 안돼요?”

그러자 황옥길 여사 씩 하고 웃더니 눈을 빛내며 남편의 귓가에 살며시 속삭인다.
“보약보다...더 좋은게 있는데...이따..집에서 봐용~~ 기대하세요~”
그리고는 남편의 볼에 쪽하고 소리가 날만큼 뽀뽀를 해준다.

김대리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더니 황옥길 여사가 유유히 사라지는 섹시한 걸음거리를 보며 입을 쩍하고 벌린다.
“뭘까...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네...”

김대리의 집. 요란한 신음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김대리의 모습이 보인다.
“으..으...으악악악~~”

“옥길씨~ 이것 꼭 해야 해요? 요가는 단지 살빼기 위해 하는거 아니에요?”
“무슨 말이에요? 요가 속에 숨어있는 과학을 모른단 말이에요?”

김대리 중얼거린다.
“요가 속에도 과학이 숨어있다고?! 으악~~~”



최근 웰빙 바람과 더불어 ‘요가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한 여성 가수의 놀라운 변화가 화제가 되면서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요가가 마치 살을 빼기 위한 하나의 운동 방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요가는 철학이면서 동시에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다.

요가의 철학과 원리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고, 그 속에는 어떤 과학이 숨어있는지 살펴보자.
요가는 5,000년 전 인더스 문명의 발상지인 하랍파, 모헨조다로에서 이미 성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 발생시기를 정확하게 추론해 내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5.000년 전에서 1만년 사이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 당시 이미 요가는 하나의 생활 체조로서, 널리 성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곳에서 출토된 테라코타, 청동, 돌로 된 작은 입상들과 흙으로 만들어진 요가적인 자세를 취해주는 토기조각들의 발굴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요가는 먼 옛날 동양의 한 나라 인도에서 시작됐지만 동양인보다는 오히려 서양인들에게 인기였다. 특히 미국, 독일 등 요가 열풍이 휩쓸고 있는 나라는 동양 사상과는 거리가 먼, 서구 합리주의 전통에 바탕한 철학과 문화를 가진 나라들이다. 요가라고 하면 다소 비과학적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과학을 모든 학문의 중심에 놓고 있는 이들 국가들이 웰빙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미래 지향적이고 합리적인 심신건강 관리방법으로 요가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 나라는 인류에서 가장 오래된 수련의 역사를 갖고 있는 요가가 과연 사람들의 심신건강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임상을 통해 철저히 해부해 깜짝 놀랄 만한 많은 결과를 얻었다. 오랜 연구 결과 그들은 “요가의 생명 과학(아유르베다) 방법은 칼을 대지 않고 행하는 경이로운, 통합적인 수술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의료 선진국들의 과학적 검증이 있었기에 요가의 효과가 인정되어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은 과도한 경쟁 속에서 심신이 거의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온갖 질환과 스트레스에 찌들어 있다. 계속되는 스트레스와 긴장에 맞서 효율적으로 삶에 대처하려면 우리는 인간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요가의 체계를 세운 파탄잘리에 의하면, 요가는 인간 본질의 신체적 정신적인 여러 요소들에 대한 제어를 통하여 완전을 얻고자하는 방법적인 노력이다. 물질적인 몸, 활동적인 의지, 그리고 지각적인 정신은 제어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였으며, 파탄잘리는 불안정한 육체를 치유하고 불순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의도된 어떤 실천 수행들을 주장한다.

이러한 실천이 바로 요가이다. 육체적으로 어떤 특유의 자세나 동작을 취해서 어떤 생리적인 효과를 얻어 건강을 회복하고 심리적으로는 안정을 찾아 좀더 질적으로 나은 삶을 살수 있게 해 주는 것을 특히 하타요가라고 하고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는 요가가 바로 이것이다. (사실 하타요가는 중세 탄트리즘의 철학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요가의 수행체계이다.)

하타요가의 기본은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기본적으로 앞으로 숙이고, 뒤로 젖혀주고 , 좌우로 비틀어 주고, 물구나무도 서 주는 것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이러한 기본 동작을 통해서 겉으로는 신체적인 불균형을 교정해 주면서 안으로는 생리적인 효과를 이끌어내어 신체적으로 편안함은 물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준다.

요가에는 현대의 질병은 대개 마음이 원인이며 바로 인간의 마음이 현대사회의 고통과 혼란의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은 자연스럽지 못한 삶을 살고 비효율적인 호흡을 한다. 결국 신진대사 효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본다.

실제로 요가에서는 명상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고자 한다. 과학적으로도 명상 중에는 혈중 유산염의 농도가 감소하는데 편안하고 조용한 상태에 있는 사람보다 세배정도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

혈중 유산염 수치는 걱정이나 긴장과도 연관이 있고 명상중의 낮은 수치는 명상자의 긴장이 풀어진 상태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긴장이 크면 클수록 피부 저항력은 더욱 감소하는데 명상 중에는 피부저항력이 경우에 따라 400%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명상 중에는 심장박동이 느려지고 뇌파의 유형에도 변화가 생긴다.








사실 요가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요가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눈으로 보이도록 증명된 어떤 사실들을 기반으로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비과학적인 것은 아니다. 과학은 요가의 어떤 점에 주목하고 있을까?

첫째, 요가의 운동법은 뼛속까지 에너지의 순환을 촉진해 골다공증을 예방·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스트레칭은 전신의 근육에 유연한 탄력을 갖게 하고, 균형적인 체형을 유지할 뿐 아니라 호르몬 분비와 자율신경기능을 활성화시켜 빠른 피로회복을 도와준다.

예를 들어 사람은 직립에 따른 척추의 압박으로 요통, 디스크, 관절염, 위하수, 치질 등 척추를 수평으로 움직이는 동물들에게는 없는 증상에 시달린다. 몸이 왼쪽으로 기울어 있으면 심장이 눌려서 나빠지고, 오른쪽으로 기울어 있으면 간이 나빠진다. 또 앞으로 기울어져 있으면 위장이 눌려 소화기능에 장애가 온다.

또 약물오남용이나 인공화학물질 등으로 현대인들의 몸에는 노폐물이 쌓이고 있다. 호흡으로 노폐물이 배출되지만 편안하고 깊은 숨을 쉬지 못해 몸안의 독성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한다. 요가는 이런 현대인들에게 적합한 운동이다. 요가 동작은 척추를 자극해서 기울어진 몸을 바르게 만든다.

둘째, 요가의 호흡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적응 호흡, 명상 호흡, 정뇌 호흡, 각종 증상별 특수 호흡 등이 있다. 호흡의 행법들은 하타요가의 뜻에 포함되어있듯이 그저 숨을 조용하게 고르게 하는 방법이외에 보다 "강렬한" 방식의 여러 호흡법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들은 노폐물의 배출과 순환을 이롭게 한다.

셋째, 각종 증상에 따른 요가의 건강관리 처방법은 맞춤운동 처방의 하나로서 서로 다른 습관과 증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각각 적합한 처방을 제시한다. 바른 자세 처방, 명상 심리 처방, 호흡 처방, 식생활 처방, 비만 관리 처방, 성생활 처방 등은 환자들의 건강회복 프로그램을 넘어 건강한 사람들을 위한 건강관리방법으로도 널리 활용될 수 있다.


사람이 상체를 앞으로 구부리기와 뒤로 구부리는 척추의 전후율동이 걸어갈 때나 차를 타고 갈 때에도 척추의 전후 율동이 생긴다. 따라서 일과 후나 일과 중에 상체를 옆으로 기울여 주면 전신이 각성되고 피로가 없어진다.

특히 많이 걷는 등산을 할 때와 많이 서서 있었을 때는 그 피로회복법으로 그림의 동작이 특효가 있다. 좌우로 기울이는 동작을 비교하여 잘 되지 않는 쪽을 더 연습하여 기울기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

양발을 발끝까지 모으고 선 후 숨을 마시면서 양팔을 어깨 높이까지 들고, 숨을 참은 상태에서 상체를 숙이면서 비틀어서 오른 손으로 왼발 측면을 잡고 왼손을 머리위로 넘겨서 오른발 측면을 잡눈다.

이때 시선은 전방을 향하게 됩니다. 복부수축이나 다리 뒤의 근육을 풀어주는데 효과적이고 다리와 허리 하복부를 가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양 발을 골반의 2배 정도로 벌리고 양 발 끌을 11자로 나란히 해서 서고, 호흡을 마시고 참은 상태에서 배를 앞으로 최대한 내밀고 양 손바닥으로 바닥에 내려 놓는다. 시선은 바닥을 보고 상체와 시선이 바닥과 수평이 되게 한다.

다리 안쪽에 늘어진 근육에 긴장감을 주고, 생식기능을 활성화 시켜주며 팔과 다리의 근육, 하복부에 힘을 길러 준다. 골반과 척추의 균형을 잡아주고, 유연성이 저하된 사람의 경우 서서히 유연성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동작으로 활용하여도 좋다.


<출처: [한겨레 2004-04-07 20:17] “마돈나·귀네스 팰트로도 요가의 생명과학에 동참”
-한국요가협회 부회장 이회찬님의 글>
posted by 구름너머 2006. 6. 23. 18:05

나도 페널티라인안쪽에서의 반칙 상황을 보았다.

그의 억울함을 표현하는 행동에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분명히 패널티킥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은 계속 진행했다.

그의 억울함은 그의 몸이축구장으로 나뒹구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약소국의 설움일까...

경기를 보면서 씁씁함을 지울 수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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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데바요르는 30년전 차범근이다"

▲ 엠마뉴엘 셰이 아데바요르(왼쪽), 차범근 해설자
사실, 토고가 아프리카의 어느 구석에 있는 나라인지 그 나라 사람들이 뭘 해 먹고 사는지 나는 관심 밖이었다. 솔직히 이번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까지 나는 토고라는 국가의 이름도 들어 보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나라 국가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면서 어찌어찌 우리와 한 조가 되었고 붉은 악마를 위시한 전 대한민국은 이들을 향해 총 진군의 나팔을 불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는데 그들은 어처구니없게도월드컵 출전 수당을 요구하면서 시합을 보이콧 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 한심한 나라도 다 있을까.

가난이 대물림 되면서 아예 민족적 자긍심이나 국가적 자존심마저 일찌감치 포기한 나라, 그래서 나라의 미래인 젊은이들조차 국가나 개인의 명예보다 돈을더 중요시 여기는 나라, 내 마음 속에 토고는 많은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처럼 미래도 없고 싸가지도 없는 삼류 국가쯤으로 치부되고 있었다. 적어도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그날 밤, 대한민국이 월드컵 원정 첫 승리를 거두는 역사적 장면을 반복해 보면서 나는 뭔가 찜찜하고 석연찮은 느낌이 드는 것을 지울 수 없었다.2002년 월드컵을 전후하여 TV 영상 매체들은 대중을 겨냥해 “축구응원 =애국”의 무차별적 반복학습을 강요하고 있었는데 그날도 어김없이 거의 모든 방송은 우리 축구의 우수성과 대한민국의 브랜드 파워를 전 국민의 뇌리 속에 확실하게 각인시키려고 안달을 내고 있었다. 때로는, 이천수의 동점 프리킥과 안정환의 역전 골 장면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포장하기 위해 토고선수들의 선취 골 장면을 먼저 방송해 주곤 했는데 사실 나는 그날 터진 세 골 중에서는 토고 선수의 선취 골이 가장 골다운 골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축구의 역동성을 고려하면 아프리카 선수들의 특유한 몸놀림에 의한 드리볼과 동물적 감각으로 찔러주는 반 박자 빠른 패스, 그리고 질풍처럼 골문 근처까지 몰고 와 예리한 각으로 마무리하는 완벽한 슈팅은 상대선수들을 전부 열중쉬어 시켜 놓고 연습으로 단련되어 만들어지는 프리킥에 의한 득점과는 차원이 달라보였다. 물론 안정환의 골도 재치와 순발력이 있어 보였지만 박지성이 수비수를 달고 만들어준 열린 공간에서의 슈팅이라 그 완성도는 한참 떨어져 보였다.

하지만 내가 진정 토고 선수들을 경이롭게 보기 시작한 것은 그들의 특이한 골 세르모니이다. 그라운드 한쪽에 모여 허리를 굽히고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에 맞추어 손을 땅을 향해 찍어대는 모습은 유치원생들의 유희처럼 단박에 내 눈을 사로잡았다. 뭘까, 저 춤의 정체는. 마치 모이를 쪼는 수탉의 움직임을 흉내 내는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우리나라 모심기 동작과 비슷해 보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해 보이는 표정에 스치는 원초적인 선함의 기운은 저런 표정을 가진 사람들은 결코 악한 사람들이 아닐 것이라는 확신을 주고 있었다.

토고 팀 부동의 스트라이크는 엠마뉴엘 셰이 아데바요르다. 나는 이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 잘 모른다. 그저 아프리카의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국가적 영웅으로 출세한 축구선수 정도로 알고 있었다. 재주라곤 공하나 잘 차는 것뿐이지만 축구를 빼어나게 잘 하는 것도 돈이 되는 세상이라 영국 어느 명문 구단으로 스카웃 되어 돈도 꽤 많이 벌었단다. 하지만 무슨 돈 욕심이 그리 많은지 토고 선수들을 대표하여 자기나라 정부와 월드컵 출전료 협상을 주도 하고 있었다. 그날 우리와의 시합에서 간간이 TV에 클로즈업되는 모습을 보면 껑충한 키에 쌍꺼풀진 큰 눈으로 한 나라의 국가대표팀을 대표하는 스트라이크로써의 강인한 인상이나 카리스마는 전혀 보여 주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 대표팀의 견고한 수비라인에 막혀 아프리카 선수 특유의 돌파력도 보이지 못한 채 무기력한 플레이를 남발하고 있었고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이 수시로 화면에 잡혔다. 경기가 후반에 이를 즈음 토고 선수들은 얼추 경기를 포기한 듯 하였고 현장에 응원 나온 붉은 악마들은 악을 쓰며 승리의 예감에 들떠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전 국민이 환희의 찬가를 부를 때 나는 토고 선수의 선취 골과 그들의 앙증맞던 골 세르모니를 떠올리며 잠자리에 들었다.

일주일 뒤, 토고는 스위스와 2차전을 벌이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이미 막강 프랑스와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한 뒤라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그들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물론 토고가 스위스를 잡아 준다면 우리는 16강을 향한 어부지리를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내심 승패에 관계없이 토고 선수들의 귀여운 골 세르모니를 한 번 더 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시합 몇 시간 전에 토고 선수들의 출전료 협상이 거의 마무리 되었다는 뉴스를 들은 참이라 이들의 선전에 대한 나의 기대가 증폭되고 있었다.

시합이 시작되고 나는 그들의 움직임이 확실히 달라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비록 한골을 먼저 빼앗겼지만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스위스 수비를 교란하면서 스위스 진영의 뒤쪽 빈 공간으로 발 빠르게 침투하였다 . 그리고, 공격의 고삐를 조이고 있는 그 정점에는 완전히 달라진 아데바요르가 있었다. 한국과의 대전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기에 스위스 수비는 그를 대수롭지 않게 풀어 주고 있었다. 전반 35분을 넘기며 동점골의 순간이 다가옴을 예감하고 있었을 때 아데바요르가 수비수 한명을 재치고 페널티라인 안쪽으로 벼락같이 돌진하였다. “그래, 이거야! 한방 먹여”. 나는 급박하게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을 감지하고 있었다. 순간, 스위스수비의 거친 태클에 아데바요르는 골문 근처에서 곤두박질치는 것이다. 페널티 킥이다!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주심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코너킥을 선언하면서 시합을 속개시키는 것이었다. 이런 빌어먹을, 이런 엉터리가. 나는 미친 듯이 흥분하고 있었고 계속해서 잡아주는 느린 화면은 그 순간이 얼마나 확실하게 페널티킥을 선언하여야 할 시점인지를 삼척동자에게도 인식시켜주고 있었다.

‘어필해, 당장 가서 심판에게 강력하게 어필 하라구, 이 멍청아!’ 하지만 그 순간 나는 클로즈업되는 그의 크고 슬픈 눈을 보았다. 순간적이었지만 그 눈은 담담하게 말하고 있었다. “이 정도 일은 별 것 아니야. 이보다 더 큰 일도 얼마든지 괜찮아.” 이놈아 이보다 더 큰 일이 어디 있냐? 토고의 완패로 시합이 끝나고도 아데바요르의 눈빛은 한동안 나의 뇌리를 사로잡고 있었다. 나는 며칠 전 신문에서 얼핏 스쳐 읽었던 기사가 생각나 인터넷을 꼼꼼이 검색하였다.

‘토고는 올림픽 본선 출전국 32개국 중 가장 가난한 나라이며 국민 총생산(GDP)이 300불을 겨우 넘는 최빈국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정변으로 국민생활은 최저 수준이며 본선 출전 국가대표 선수 한 명이 직계 가족을 포함 최소한 20-30명의 친척 생계까지 책임져야 한다. 토고 축구협회장은 현직 대통령의 동생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 시 선수들에게 약속했던 격려금도 미지급 상태이며 FIFA로부터 받은 본선 진출 수당을 횡령한 것으로 보인다.’

그랬던가, 명문 구단에서 거액의 연봉을 받고 있는 아데바요르에게 월드컵 출전 수당은 푼돈일수도 있지만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동료 축구 선수들에게 그 돈이 지니는 의미가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를. 그래서 어떤 비난과 오해를 감수하더라도 고향 친구들에게 그 돈만은 꼭 손에 쥐어 주고 싶었을 터이다.

▲ 허원주 동아대 의대 교수
“ 너희에게 축구는 무엇이냐?” TV에서는 오늘도 차범근 감독의 CF 멘트가 나오고 있다. 빛바랜 칼러 화면에서는 분데스리가에서 99번째의 완벽한 골을 넣고도 수줍어하는 차범근 선수의 촌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랬다. 우리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대한민국이 지지리도 못살았던 시절, 우리들의 축구영웅 차범근 선수는 혈혈단신 월드컵의 나라 독일로 건너갔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젊은 청년들이 탄광의 막장에서 검은 땀을 흘리고 젊은 누이들이 병실에서 간호사로 날밤을 하얗게 지새우던 나라로.

오늘 경기 중 보았던 아데바요르의 슬픈 눈빛과 30년전 젊은 차범근 선수의 촌스럽고 순박한 모습이 오랫동안 오버랩 되어 참으로 가슴을 답답하게 하였다.

“너희에게 월드컵은 무엇이냐?” 우리가 세계와 얼싸안고 환희의 축제를 즐길 동안, 월드컵이 단지 생계를 유지하기위해 절박하게 다가온 기회로 생각하는 순박하고 슬픈 눈을 가진 그들이 있다. 토고 선수들의 천진난만한 골 세리머니를 다시 한 번 꼭 보고 싶다.

허원주 동아대 의대 교수, 수필가
입력 : 2006.06.23 16:12 17' / 수정 : 2006.06.23 16:29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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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구름너머 2006. 4. 4. 23:36

맥주와 땅콩

맥주는 여러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가지고 있다. 저 알콜음료로서 마실 때 간단한 스낵이나 안주와 같이 먹게 되는데
가장 쉽게 찾는 것이 땅콩이다. 땅콩에는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 B가 함유되어 있어 영양이 높다. 하지만 땅콩은 보관,
가공의 차이에 따라 그 성질이 유해할 수 있다. 요즘 나오는 땅콩은 겉과 속 껍질을 모두 제거한 형태로 나오는 데
이는 땅콩의 성분을 변화시킬 수 있다. 공기와 접촉한 땅콩의 지방은 인체에 해로운 과산화지질을 만들게 되고, 또한
고온 다습한 보관일 경우 간암을 유발 할수 있는 아플라톡신이라는 성분을 만듬으로 보관에 주의를 요할 필요가 있다.

장어와 복숭아

장어를 먹고 복숭아를 먹으면 설사가 나기 쉽다. 그 이유는 장어의 지방 소화에 이상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장어의 21%나 되는 지방은 평소 담백하게 먹던 사람에게는 소화에 부담을 주게 되어 있다.
지방은 당질이나 단백질에 비해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소장에서 소화효소인 리파아제의 작용을 받아 소화된다.
복숭아에 함유된 유기산은 위에서 변하지 않으며 십이지지장을 거쳐 소장에 도달한다.
십이지장과 소장은 위와는 달리 알칼리성이다. 그러므로 새콤한 유기산은 장에 자극을 주며 지방이 소화되기 위해
작게 유화 되는 것을 방해하므로 자칫 설사를 일으키기 쉽다.

미역과 파

미역은 칼슘과 요오드가 풍부한 저 열량 식품으로 미끈미끈한 성분인 알긴산이 풍부하다.
이알긴산은 다이어트리 화이버라 불리우는 성분으로 콜레스테롤 침착 예방효과와 농약등 공해물질과 결합해 몸밖으로
배출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파도 미역과 마찬가지로 미끈미끈한 성분을 가지고 있으므로 미역요리에 파를 넣으면
너무 미끄러워 음식 맛이 어울리지 않고 알긴산의 흡착력이 떨어지게 된다.

치즈와 콩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영양식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즈가 있다. 치즈 100g중에는 칼슘이 600mg이상 들어 있다.
콩도 고단백 고지방 식품이기는 하나 칼슘보다 인산의 함량이 월등히 많으며, 치즈와 콩류를 함께 먹으면 인산칼슘이
만들어져 빠져나가 버린다.

우유와 설탕(소금)

우유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 흔히 소금이나 설탕을 넣어 마시는 경우가 많다.
맛이 진하게 느껴질지 모르나 바르게 먹는 법으로는 볼 수 없다. 우유에는 알맞은 염분이 들어 있고, 짜게 먹으면
건강상 문제가 있는 것이다 .설탕을 넣으면 단맛 때문에 마시기는 좋아지지만 비타민 B1의 손실이 커진다.
우유를 꼭꼭 씹어 먹으면 우유의 풍미를 음미할 수 있고 소화도 돕는다.

토마토와 설탕

사람이 먹는 야채류 중 토마토는 영양가가 가장 많은 식품으로 무기질과 칼슘, 칼륨이 풍부하여 비타민 B1도 들어있다.
서양에선 토마토가 샐러드 중 조리재료로 많이 쓰이는데 한국에선 후식으로 이용하는 일이 많다. 다른 과실류 보다
당분이 적어 많은 주부들이 토마토를 썰고 그 위에 설탕을 뿌리고 있다. 설탕이 인체에서 분해 이용되려면 비타민B1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토마토가 가지고있는 비타민B1은 설탕의 대사에 쓰이다보니 귀중한 비타민B1의 손실이 뒤따르게
된다. 고기나 생선 등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토마토를 곁들이면 위에서 소화를 촉진시키고 위의 부담을 가볍게
하며 산성식품을 중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오이와 무(당근)

오이와 무에는 비타민C가 많이 있지만 오이에 있는 비타민C는 칼질을 하면 비타민C를 파괴하는 효소가 나오기 때문에
무에 들어있는 비타민C를 파괴하는 결과가 된다.

선지국과 홍차

해장국에 사용하는 선지는 고단백에 철분이 많아 빈혈증에 특효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선지를 먹고 후식으로 홍차나 녹차를 마시게 되면 타닌산철이 만들어져 철분의 이용도가 반감된다.

샐러드와 마요네즈

샐러드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 인기가 높다. 그러나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마요네즈를 듬뿍 쳐서 먹는 사람이
많은데 마요네즈 100g이 내는 열량은 무려 698cal나 되어 다이어트를 할 때 먹는 마요네즈는 고열량으로 효과가 없다.

게와 감

게는 식중독균의 번식이 대단히 잘 되는 고단백 식품이고, 감은 수렴작용을 하는 타닌 성분이 있어 게와 감을 함께
먹으면 소화불량을 수반하는 식중독에 걸리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김과 기름

김에는 지방이 1%도 안들어 있어 구울 때는 기름을 바르는데 기름을 바르지 않고 굽는 것보다 색깔도 좋고 맛과 영양의
균형이 향상되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신선한 기름을 사용했더라도 유통중 공기와 햇빛으로 산화가 되어
유해성분인 과산화지질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은 기름과 소금을 바르지 않는 구이김으로 바뀌고 있다.

조개와 옥수수

조개류는 부패균과 번식이 잘 되는 수산물이며, 산란기에는 자신을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독성물질을 생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조개를 먹고 소화성이 떨어지는 옥수수를 먹으면 배탈나는 일이 많았다. 조개와 옥수수는 조직이 단단해서
소화력이 떨어지는 식품이다.

김과 소금

김의 용도가 주로 밥반찬이어서 김은 기름과 소금을 바르고 뿌려 재운 것을 구워서 먹는 것이 주류를 이루어 왔다.
그러나 이렇게 소금을 듬뿍 뿌려서 김을 먹는 것은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어렵게 살 때 밥반찬으로 가장 좋은 것이
짠 김 구이였다.
짜게 먹는 것이 성인병 특히 고협압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역학 조사와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진 지 오래이다.
바닷물에는 3%의 염분이 들어 있어 수산물은 대개 소금기를 많이 가지고 있다. 김은 소금을 안 바르고 먹어야 제 맛을
음미할 수 있고 성인병 예방 효과도 커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많이 먹을 수 있어 영양 흡수도 기대할 수 있어 좋다.

산채와 고춧가루

산채로 제맛을 내는 잡맛 성분은 1.5~1.8%라고 한다. 이러한 산채로 나물을 무치는데 기름, 깨소금, 간등 등 조미료를
사용해서 맛을 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최근 고추의 매운맛을 무척 좋아하게 된 것이 한국인이다.
고추의 특성은 매운맛과 붉은 시각적인 효과로 볼수 있다. 매운맛은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인데 0.2~0.4밖에 들어있지
않은데도 매운 맛은 대단하다.
은은한 산채의 풍미를 맛보는데 고춧가루를 듬뿍 친다면 혀가 얼얼해서 도저히 제맛을 느낄 수 없다.
고춧가루는 잘 어울리는 상대역 식품이 따로 있는데 덮어 놓고 아무것에나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커피와 크림

더운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졸음을 쫓는 음식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커피였던 것이다.
카페인은 쓴맛이 나며 ,뇌나 근육의 자극제로 흥분작용을 일으킨다.
볶은 커피가 향이 좋기는 하나 카페인 때문에 써서 사람들이 설탕을 타고 우유나 크림을 넣어 마시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이 크림을 분석해 보니 지방이 많을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를 함량이 대단히 많은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콜레스테롤이 없는 크림 대용품이 개발되었는데 커피메이트, 프리마, 프림, 크리머 등이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은 없지만 설탕보다 칼리로가 높고 팔미틴산이 많아서, 중성지방 생성을 경계해야 할 사람에게는
식이요법상 먹지 말아야 한다.

로얄젤리와 매실

건강식품으로 로얄젤리를 먹고 입가심으로 매실을 먹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갭슐로된 로얄젤리와 매실 정제나 엑기스를 함께 먹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로얄젤리의
생리적 활성물질이 파괴되어 로량젤리의 효능이 상실되어 좋지 않은 배합이 되고 만다. 로얄젤리의 특수성분은 워낙
미묘하고 불안정해서 온도가 높아지거나 햇볕을 받아도, 수소이온농도, 즉 산도가 바뀌어도 활성을 상실하고 효력을
잃고 만다.
그런데 매실은 위장에서 강한 산성반응을 나타내 유해세균의 발육을 억제해 식중독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이다.
그런데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로얄젤리와 매실을 함께 먹거나 섞어 먹으면 로얄젤리의 활성물질이 산도의
갑작스런 변화를 받게 된다. 그렇게 되면 로얄젤리의 효과는 없어지고 말며 매실의 특성의 약화되는 것이다.

홍차와 꿀

홍차는 발효가 되었기 때문에 풋내도 가셨고 빛깔이 고울 뿐만 아니라 좋은 향기 성분이 생겨나 한결 먹기 편하다.
하지만 비타민C가 모두 파괴되고 말기 때문에 홍차에는 설탕을 타고 레몬을 곁들여 마시게 되었다. 설탕을 타면
마시기도 좋고 레몬을 썰어서 넣으면 비타민C를 공급해 주고 맛이 상큼해진다. 그런데 최근 설탕대신 꿀을 사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단순한 설탕과는 성분이나 성질이 다르지만 홍차에 꿀을 타면 영양 손실이 생겨서 좋지 않다.
즉 홍차 성분 중 떫은 맛 성분인 타닌이 꿀 중의 철분과 결합해서 인체가 흡수할수 없는 타닌산철로 변하기 때문이다.

스테이크와 버터

스테이크용 고기는 안심과 등심으로 상당한 지방분이 함유되어 콜레스테롤도 상당히 들어 있다. 스테이크용 고기를
구울때 사용하는 조리용 기름이 문제이다. 전통적 방법으로는 버터를 이용해 왔고 지금도 대부분이 그대로 하고 있다.
버터는 맛이 뛰어나 옛부터 귀중한 식용유지로 쓰여왔다. 버터는 칼로리가 높고 맛이 좋은 장점이 있으나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매우 많은 식품이다. 즉 스테이크와 버터는 궁합이 안 맞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건강을 걱정해 버터 대신 맛은 떨어지지만 식물성 기름을 쓰는 사람이 많아졌다.

문어와 고사리

문어는 낙지과에 속하는 연체동물 중에서 머리가 제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어의 살은 단단해서 씹는 맛은 있으나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이 흠이다. 문어는 예식이나 잔치 때 발을 여러 모양으로
오려서 보기좋게 괴어 꾸미는 문어오림으로 많이 이용한다. 한편 고사리는 대표적인 산채나물로 많이 먹는데 제사상의
제물로 단단한 문어를 먹고 고사리나물을 함께 먹어 배탈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고사리는 섬유질이 3% 이상
이나 되므로 위장이 약한 사람은 소화불량을 일으키기 쉽다.
그래서 문어와 고사리는 궁합이 안 맞는 것으로 말하기도 하는 것이다.

메밀과 우렁이

메밀은 여귀과에 속하는데 보통메밀, 타타르메밀, 날개형메밀 등이 있으며 서늘하고 습한 사질, 건조토양에서 잘자란다.
메밀가루는 단백질이 12.5%나 되고 라이신,시스틴,트립토판등 일반 곡물에 부족되는 아미노산을 가지고 있어 단백가가
80이나 되어 식물성으로는 높은 편이다. 비타민B1이 특히 많고 모세혈관을 강하게 하는 루틴을 가지고 있어 고혈압환자
에게 특히 좋다. 메밀가루는 케익을 만드는데 쓰이지만 동양에서는 밀가루를 섞어 면을 만들거나 묵을 만들어 먹는다.
우렁이과에 속하는 고동을 우렁이라고 하는데 광족류에 속하는 연체동물이다. 우렁은 조직이 단단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끊인 것을 먹으면 소화효소의 작용이 어려워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부담스러울 수가 있다. 맛이 색다르고 꼬들꼬들하다
하여 빨리 먹으면 아무리 소화성이 우수한 메밀국수를 먹는다 하더라도 소화불량이 되기 쉽다.

도토리묵과 감

우리나라 사람이 농사짓기 이전부터 먹어온 식량은 도토리였다고 한다.
도토리는 주성분이 녹말이나, 특수성분으로 타닌을 가지고 있다. 타닌은 떫은 맛을 내는 것인데, 미각신경을 마비시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타닌은 수용성이므로 물에 우리면 많이 빠지며. 그 가루로 만든 것이 도토리묵이다. 도토리묵은
수분이 80%나 되며 100g에서 45kcal밖에 열량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비만증인 사람에게는 좋은 식품 이라고 할 수
있으나 타닌이 남아 있어 변비가 있는 사람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도토리묵을 먹고 후식으로 감이나 곶감을 먹는 것은 나쁜 배합이 된다 감이나 곶감에도 떫은 맛을 못 느끼는 불용성 타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타닌이 맗은 식품을 곁들여 먹으면 변비가 심해질 뿐 아니라 빈혈증이 나타나기 쉽다.
적혈구를 만드는 철분이 타닌과 결합해서 소화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팥과 소다

팥은 떡고물이나 팥죽의 재료로 애용되는 곡류이다. 팥은 단단해서 오래 푹 삶아야 한다.
그래서 빨리 익히려고 소다 즉, 중조를 넣고 가열하는 방법이 생겨 났다. 중조는 식용 소다라고도 하는데 중탄산소다를
줄여서 쓰는 말이다. 이것을 쓰면 탄산가스가 발생, 작은 구멍이 많이 생기므로 잘 부풀어 오르게 하는 성질을 갖는다.
그러나 재료 안에 나트륨 화합물이 남게 되어 맛이 좋지가 않다.
이 중조를 팥 삶을 때 넣으면 빨리 무르기는 하나 비타민B1이 소다와 만나 쉽게 분해되므로 영양 손실이 크다.

동물 간과 곶감

간의 스태미나 효과를 체험적으로 알게 된 사람들이 강장 식품으로 간은 날 것이 좋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간은 날 것 또는 익혀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음식의 배합이 더 중요한 것이다. 간 요리를 먹고 난 뒤에 후식으로
감이나 곶감을 먹으면 영양 손실이 매우 커진다. 곶감의 표면에 생기는 흰 가루는 포도당,과당,만닛과 같은 당분이다.
저장성이 좋은 곶감은 기침, 딸꾹질, 숙취, 갈혈이나 하혈 등을 치료하기 위한 민간요법으로 이용되어 왔다.
이렇게 훌륭한 곶감이지만 타닌의 피해가 생길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포도주와 식초

포도주는 역사가 오래된 대표적인 술인데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최근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식사 중에 곁들여 먹는 것이 포도주인데 샐러드가 나올 때에는 포도주는 안 마시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 있다.
그 이유는 샐러드는 채소이지만 양념을 하기 위해 드레싱이 쓰인다. 드레싱은 식용유와 식초가 주원료이므로 새콤한
맛을 가지고 있다. 포도주의 예민한 맛을 느낀 혀가 드레싱과 접촉되게 되면 식초의 신맛 때문에 포도주 고유의 향미를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포도주를 오래두면 식초로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식초는 포도주가 변질된 것이어서 궁합이 안 맞는 것이다.

장어와 복숭아

장어를 먹고 복숭아를 먹으면 설사가 나기 쉽다. 그 이유는 장어의 지방 소화에 이상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장어의 21%나 되는 지방은 평소 담백하게 먹던 사람에게는 소화에 부담을 주게 되어 있다.
지방은 당질이나 단백질에 비해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소장에서 소화효소인 리파아제의 작용을 받아 소화된다.
복숭아에 함유된 유기산은 위에서 변하지 않으며 십이지지장을 거쳐 소장에 도달한다.
십이지장과 소장은 위와는 달리 알칼리성이다. 그러므로 새콤한 유기산은 장에 자극을 주며 지방이 소화되기 위해
작게 유화되는 것을 방해하므로 자칫 설사를 일으키기 쉽다.

선짓국과 홍차

해장국인 선지는 고단백에 철분이 많아 빈혈증 치료에 특효를 가진 식품이다.
선짓국이나 순대를 먹고 홍차나 녹차를 마시면 철분의 이용도가 반감되고 만다. 타닌산철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시금치와 근대

시금치는 뛰어난 채소이기는 하나 '옥살산'이 대단히 많다.
이것이 인체 내에서 수산석화가 되면 결석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근대라는 채소에도 수산이 많으므로 신석증이나 담석증의 염려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옥살산은 물에 으깨어 씻거나 삶으면 많은 양이 분해된다.

바지락과 우엉

바지락의 철분 흡수를 우엉의 섬유질이 방해한다. 바지락은 철이 많이 들어 있어 빈혈 예방에 효과적인 조개류이다.
보통 볶음이나 국으로 만들어 먹는다. 우엉요리는 함께 상에 올리지 않도록. 우엉의 섬유질은 바지락의 철분 흡수율을
떨어드리기 때문이다. 철분흡수는 칼슘이 도와주므로 우유나 유제품, 뼈째 먹는 생선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토마토와 장어

장어는 단백질과 지방이 각각 16%씩 들어 있는 고단백 식품이다.
거기에다 후식으로 복숭아를 먹으면 산뜻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지만 복숭아에는 신맛을 내는 유기산이 들어 있어
자극을 주면 자칫 설사를 일으키기 쉽다.

자두와 날짐승 요리

자두라는 새콤한 과일을 '오얏'이라고도 하는데, 중국음식인 송화단(오리알)과 같이 먹으면 중독이 되고 참새고기와
닭고기, 청어구이와도 맞지 않는다. 자두가 화학적으로 특성이 강한 과일이기 때문이다.

수박과 튀김요리

수박을 먹고 기름기가 많은 튀김종류를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수박은 위액을 엷게 만드는 작용을 하는데 기름기가 같이 들어가면 소화가 잘되지 않기 때문이다.

posted by 구름너머 2006. 3. 17. 09:43

무리한 다이어트로 요즘 초등학생들의 신체불균형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합니다.

성인 여성들도 비슷한 문제에 봉착한듯... 외형을 중시하는 사회...

가장 자연스러운것이 가장 아름다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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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광장] 조기 폐경, 혈액검사로 조기 진단 가능

<앵커 멘트>

최근 2-30대 여성들에게도 폐경이 나타나는 등 조기 폐경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연구진인 혈액검사를 통해 조기폐경을 조기에 진단할수 있는 길을 열였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직장에서 잦은 야근을 하면서부터 생리가 불규칙해지다가 6개월 전부턴 아예 생리가 끊긴 32살의 여성입니다.

진단결과 조기폐경이 의심돼 걱정이 태산입니다.

<인터뷰> 조기 폐경 환자: "아직 결혼을 안 했는데, 혹시 아기를 갖는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걱정돼"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49세 입니다.

그런데 최근 과도한 다이어트와 흡연,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조기폐경으로 병원을 찾는 2-30대 여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40살 이전에 6개월 이상 생리가 멈추는 경우엔 조기폐경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가임기 여성의 1%로 추정되는 조기폐경, 차병원 연구진이 조기폐경 환자 30여 명의 혈액을 조사한 결과, 미토콘드리아 DNA양이 정상 여성의 절반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이숙환 (차병원 불임센터 교수): "미토콘드리아 DNA가 부족하면 에너지 생성이 어려워 세포가 죽게되고 결국 난자생성이 어려워 조기폐경이 되는 것으로 추정"

따라서 향후 피검사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DNA양을 검사해 보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조기폐경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조기폐경 환자를 미리 선별할 수 있다면 폐경이 나타나기 전에 난자를 추출해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불임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 입니다.


[건강과학] 이충헌 기자
입력시간 : 2006.03.17 (08:05)

posted by 구름너머 2006. 2. 23. 09:39
[리빙 포인트]물 끓는 순간 알려면
[조선일보 2006-02-02 15:33]

[조선일보]

잘 씻은 조개껍데기 하나를 주전자에 넣어두면 물이 끓을 때 달그락 소리를 내므로 끓는 순간을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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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구름너머 2006. 2. 9. 09:29
“턱시도 빌릴 돈 엄마가 벌려면…” 고교졸업파티 안가



“아들 사진들 좀 보세요”
7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외곽의 맥도너 시 자택에서 만난 김영희 씨가 하인스 워드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여 주고 있다. 김 씨는 아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정직한 노력’을 통해 승리했다는 점을 가장 자랑스러워했다. 애틀랜타=김승련 특파원
가족 사진첩을 내 왔지만 어린 시절 아들과 찍은 사진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시간당 2.8달러를 받으며 오직 살기 위해 아등바등했던 어머니로서는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못 꿀 일이었을 것이다.

7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외곽의 맥도너 시 자택에서 만난 김영희(59) 씨의 말에선 희미하게나마 그런 세월이 묻어났다. 아들 하인스 워드(피츠버그 스틸러스)가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제40회 슈퍼볼 MVP가 된 날에도, 아들이 구단 본거지인 피츠버그에서 승리를 축하하는 기념 퍼레이드에 나서던 날에도 그녀는 새벽부터 집 부근 고등학교 구내식당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었다.

오후 2시 반. 식당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그녀의 표정은 무덤덤해 보였다. 흥분한 건 오히려 기자였다.

1시간가량 얘기를 나눴지만 그녀는 “별거 없다. 잘 커줬으니까 좋은 거지”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좀 흐르자 그녀도 모자(母子)가 함께 헤쳐 온 30년 세월에 젖어들었다. 처음엔 사진 촬영을 할 때마다 “찍지 마세요. 뭐 한 게 있다고…”라며 연방 손사래를 쳤지만 나중엔 사진첩까지 꺼내 와 하나하나 설명했다.

엄마는 아들을 주니어(Junior)라고 불렀다. 아버지와 이름이 꼭 같은 아들을 부르는 말이다. 아들에게 엄마는 ‘마마(Mama)’였다.

그녀는 “주니어가 홀어머니 밑에서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지만 잘 울고 잘 웃는 아이로 커줬다.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언젠가 하루는 김 씨가 호텔 청소, 버거킹 근무 등 두세 가지나 되는 일을 마치고 귀가해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다. 고교생이던 아들은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소리 없이 울었다.

포레스트 파크 고교 재학 당시 아들은 인기 만점의 학생이었다. 뛰어난 운동 실력, 잘생긴 외모, 여기에 우수한 학과 성적…. 여학생들의 관심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에겐 졸업 파티의 추억이 없다. 턱시도를 빌려 입고, 리무진을 빌려 타는 게 관행처럼 돼 있는 행사였지만 졸업 파티를 위해 수백 달러를 쓸 수는 없었다. “그 돈이면 엄마가 몇 시간을 더 일해야 하는데….” 엄마는 아직도 그때 아들의 속 깊은 말이 귓전에 생생하다.

김 씨가 아들에게 ‘겸손하라(Be humble)’는 말을 강조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김 씨는 기자에게도 “인생엔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좋을 때 기고만장하는 것은 절반만 보고 사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녀는 아들에게 매를 든 적도 있다고 말했다. “없는 살림에 뭐가 자꾸 없어져요. 주니어가 자기보다 어려운 친구에게 준다며 다 들고 간 겁니다. 고교 졸업식 때 축구팀 코치가 ‘워드의 점심은 내가 다 샀다’고 합디다. 매주 20달러를 점심 값으로 줬지만 늘 다른 친구에게 줬다는 거예요. 요즘도 대학 친구 가운데 프로팀 진출에 실패한 친구에게 돈도 주고 차도 사 줍니다. 하지만 이게 능사는 아니잖아요. 정이 그리운 탓이겠지만 친구를 사귀는 방식 때문에 빗자루로 때려 준 적이 몇 번 있어요.”

김 씨가 지금 사는 곳은 아들이 사 준 두 번째 집이다. 처음 사 준 집은 너무 컸다. 그래서 방 2개인 지금 집으로 이사를 왔다. 이곳에서 그녀는 아들이 7년 전 집을 떠날 때 ‘어머니 외로우실까봐’ 사다 준 애견 ‘해피’와 둘이 산다. 3년 전 결혼한 아들 부부는 인근에 200만 달러짜리 저택을 구입했다. 홈구장인 피츠버그에도 집이 따로 있다. 며느리는 아들이 고교 때부터 사귀던 동급생. 손자(제이든)도 봤다.

집 내부는 한국식으로 꾸며져 있다. 동서남북(東西南北)을 한자로 쓴 액자도 보였고 1m 남짓한 장식장에는 처녀 총각, 나무꾼, 전통 혼례식을 테마로 한 한국의 전통 인형들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김 씨에게는 이미 알려진 대로 아픈, 아니 어려웠던 과거가 있다. 주한미군으로 복무하던 흑인 병사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도 낳은 것은 모두 가난 때문이다. 서울 토박이라는 그녀는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다. 그런 사정도 모르고 “학교 때 친구는 만나시느냐”고 물었지만 그녀는 “중고교를 못 다녔다. 한 끼 먹으면 다음 끼니를 걱정하던 시절이니까. 자랑거리도 아니지만 부끄럽게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워드는 1976년에 서울에서 낳았다. 미국으로 온 것이 1977년. 미국 도착 1개월 만에 남편과 헤어졌다. 일부 보도처럼 남편의 독일 근무 때문은 아니었다. 그녀는 “원래 사랑하지 않았으니까 헤어짐의 감정도 없었다”고 했다.

이혼과 동시에 법원에서 양육권을 잃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매달 200달러씩 받도록 돼 있었지만 남편은 일절 돈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게 워드를 직접 키웠고 네 살이 되어서야 루이지애나에 사는 친할머니에게 보냈다.

김 씨는 “두세 가지 육체노동을 하면서 아들을 키우는 게 너무 힘겹고 벅찼다”고 했다. 물론 헤어져 있던 2, 3년 동안에도 몇 시간 거리에 있는 아들을 종종 만났다. 7세 때 모자는 재결합했다.

워드의 대학 시절 아버지가 학교 운동장에 나타났다. “나도 만났어요. 하지만 얼굴도 잘 기억하지 못하겠더라고.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까.” 아버지는 모자의 기억에서 지워진 지 오래됐다.

인터뷰를 위해 새벽에 애틀랜타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김 씨는 오후가 되도록 집을 비우고 있었다. 그녀는 집 부근에 있는 U 고교 식당으로 오전 6시 반에 출근해 오후 2시에 퇴근한다. 월 소득은 600달러(60만 원)쯤. 아들이 연간 60억 원을 넘게 버는 것을 생각하면 왜 그렇게 살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녀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주니어가 그만두라고 펄펄 뛰어요. 마마는 이젠 편하게 지내야 한다고. 하지만 놀면 뭐 합니까. 얼마 전에 2개월간 일을 중단한 적이 있어요. 그때 우울증에 걸렸어요. 공항에서 기내식 만들고, 버거킹에서 햄버거 굽고, 밤에는 청소하는 삶을 30년간 살았는데….”

아들은 어려서도 흑인보다는 한국이나 베트남 아이와 훨씬 더 가까웠다고 했다. 하루는 엄마한테 “내 이름을 한글로 써 달라. (한글은 못 쓰지만) 외우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아들은 이렇게 그림 그리듯 익힌 자기 이름을 팔죽지에 문신으로 새겼다.

“혼혈 흑인이라서 차별이 있었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김 씨는 할 말이 있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끝내 답하지 않았다.

아들의 성공 이후 김 씨의 삶은 많이 바뀌었다. 좋은 집과 고급 승용차가 생겼다. “요즘도 아들이 내 옷을 사 와요. 좋은 옷들이죠. 나도 돈이 있지만 그런 옷을 도저히 살 수가 없답니다. 아들이 그런 내 마음을 알지요. 정말 고마운 일이죠. 하지만 난 잔소리를 해요. 그러면 아들은 ‘마마, 이젠 괜찮아요’라고 날 달랜답니다.”

애틀랜타=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posted by 구름너머 2006. 2. 8. 19:03
슈퍼볼 MVP 하인스 워드 어머니 김영희씨 인터뷰
[동아일보 2006-02-08 04:09]
[동아일보]

《갈비는 그렇다 치고…. 콩나물 무침과 어묵 볶음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뉴욕에 온 지 반년 조금 넘은 기자도 가슴 깊은 곳에서 뭔가 뜨거운 게 울컥 치밀어 올랐다. 세상 어디에 있든, 아들이 얼마나 잘났든 ‘코리안 맘(Korean Mom)’의 마음은 똑 같았다.

“아이가 오면 우리 한국 음식을 해줄 거예요. 갈비, 콩나물, 튀김, 어묵 같은 거…. 얘가 좋아하니까요.”

5일(현지시간) 미국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어머니 김영희(55) 씨. 다음 날인 6일 조지아 주 애틀랜타 부근 맥도너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김 씨는 심한 감기몸살을 앓고 있으면서도 기자의 전화를 뿌리치지 않았다.》

“가슴이 떨려서 경기장에는 못 갔어요. 아이가 어제 집으로 전화를 걸어왔는데 무척 기분이 좋은 목소리였어요. ‘엄마, 우리 팀이 우승했어’라고 하더군요. MVP 받은 얘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죠.”

이날 아침 ABC TV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서도 그는 “MVP 수상은 팀 전체에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게 그는 엄마 앞에서도 요란을 떨지 않았다.

“아이한테 겸손하면서도 자부심을 가지라고 늘 얘기했어요. 그 때문인지 일찍부터 철이 들고 자립심이 강했지요.”

딸만 둘인 편모 가정에서 자라 일찍 생활전선에 뛰어든 김 씨였다. 미군 상대 나이트클럽에서 회계를 맡다 스물다섯 살에 다섯 살 아래의 미군을 만나 결혼하고 미국 땅을 밟았다. 그 뒤 낯선 땅에서 이혼을 하고 힘들게 살아온 그의 이야기는 이제 미국 땅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드물다. 한 신문은 “세 가지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워드의 열정은 아들을 위해 하루 세 가지 일도 마다않은 어머니에게서 온 것”이라고 썼다.

아들은 엄마한테 ‘눈물’도 물려받았다. 지난 시즌 AFC 챔피언 결정전에서 패한 뒤 팀 동료 제롬 베티스가 풋볼을 그만두려하자 눈물로 만류했다. 그 눈물은 이후 팬들의 입에 내내 오르내렸다. 그런 그의 눈이 시도 때도 없이 눈물로 젖는 순간은 바로 엄마 얘기를 할 때다.

검소함도 물려받았다. 지난해 9월, 4년간 2850만 달러(약 280억 원)라는 고액에 지금의 피츠버그 스틸러스 팀과 계약하면서 엄마한테 새 집과 벤츠를 선물했다. 하지만 그 자신은 시장에서 산 3달러짜리 티셔츠를 계속 입고 다니며 ‘블루칼라 스포츠스타’로 불렸다.

이제 미국 최고의 스타를 아들로 둔 엄마 역시 더는 가난하지 않다. 힘들게 아들을 키울 때도 마음만은 가난하지 않았다. 김 씨는 “열심히 일한 결과 남보다 넉넉하게 살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가난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래도 일주일에 다섯 차례는 근처 고등학교에 출근해 식당일을 한다. “일할 수 있는데 놀며 지낼 필요가 있나요.”

힘든 삶을 살아왔지만, 그녀는 미국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기 위해 저소득층 이민자에게 주는 미국 정부의 지원도 받지 않았다.

궁금한 게 있었다. 바로 아들 워드의 오른팔에 새겨진 한글 이름, 그 아래 빙그레 웃음을 머금고 있는 미키 마우스 그림이었다. 왜 미키 마우스일까?

“아무리 어려워도 미키 마우스는 웃고 있기 때문에 좋아한대요. 왜, 다른 선수와 심하게 부딪쳐도 우리 아이는 항상 웃잖아요.”

고된 생활 속에서도 아들을 향해서만은 환하게 웃던 엄마, 그리고 그 엄마의 모습을 닮은 웃음. 아들은 이제 그 웃음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려 하고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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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구름너머 2006. 2. 3. 13:55
오 마이 난자!
[고은광순 칼럼] 황 교수 연구가 사기극인 것이 감사하다
텍스트만보기 고은광순(고은광순) 기자
▲ 황우석 교수팀 연구원이 실험하는 장면.
ⓒ 연합뉴스 전수영
오 마이 난자!

우리나라의 TV를 통해 여성의 생리대 광고를 시작한 것은 1995년부터다. 여성의 몸에서 매월 정기적인 생리적 출혈이 있는 것을 ‘재수 없다’, ‘불결하다’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들 때문에 방송광고심의위원회에서 금지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한국에 진출한 외국 생리대회사의 압력을 계기로 생리대 광고를 시작하게 되었다는데, 대개 여성의 사회정치적 권한이 낮은 사회에서 여성의 몸은 남성의 성적 대상물, 눈요깃감은 될지언정 그가 가진 복잡하고 오묘한 생명현상, 생리현상은 천대를 받기 일쑤다.

지난 2003년 11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총회장 임태득 목사는 총신대 채플 시간에 “여자가 목사 안수 받는 것은 턱도 없다! 어디 기저귀 찬 여자가 감히 강단에 올라와!”라고 말해서 화제가 되었다. 그는 자기 발언이 문제가 되자 닷새 후에 “이 사건을 밖으로 알리기보다는 내부에서 기도하자”는 내용의 메일을 보냄으로써 개신교 여성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월경하는 여성을 부정하다고 여겼던 구약의 레위기를 신봉해서였을까. 그는 ‘월경중인 여성은 더럽다. 모든 여자는 더럽다. 따라서 여자는 목사는 물론 중요한 역할은 절대로 할 수 없다’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2005년 3월 호주제가 폐지되기 전까지 호주제폐지에 가장 극렬하게 반대했던 정통가족수호연합회의 회장 백모씨는 라디오 토론에 나와 아기의 씨앗은 남성에게서만 나오거나 남성의 역할이 훨씬 크다고 우겼다. 인기패널 모씨는 TV토론에 나와 아기의 씨앗은 남자에게서만 생산되는 것이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소중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여성의 생명현상

그러나 알고 보면 여성은 생식기관(새 생명 생산 공장)을 통해 종의 재창조 작업을 하며 신의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 흔히 가임여성의 중요한 생리현상으로 월경을 꼽지만 더 중요한 활동은 수정란의 착상을 돕기 위해 정기적으로 두터워지는 자궁벽을 매달 쓰레기로 처리하여 내 보내는 월경이 아니라 바로 난자를 성숙시키고 배출시키는 난소의 주기적 작용이라 할 것이다.

남성의 정소와 여성의 난소는 모두 반쪽짜리 씨앗을 생산해내는 씨앗공장이며 남성의 정소가 밖에 설치되어있는 것과는 달리 여성의 난소는 몸 깊숙이, 자궁양쪽에 아주 안전하게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한쪽의 난소에서는 두 달에 걸쳐 공들여 한 개의 난자를 성숙시킨 뒤 좌우 교대로 한 달에 하나씩을 배출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국소적인 난소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뇌의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전엽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난포자극 호르몬, 황체형성 호르몬을 만들어내면서 시계의 톱니바퀴 맞물려 돌아가듯 정교한 조절작용에 의해 몸 전체가 관련하여 일어나는 일이다.

성씨에 중요성을 부여하고, 가문의 대잇기에 집착했던 우리의 전통문화는 사실 알고 보면 남자에게만 씨앗이 있어 한줄기 대잇기가 가능하다고 보는, 난자의 존재를 부정했기에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몸 깊은 곳에서 반쪽의 씨앗을 생산해내는 여성의 오묘한 생리현상, 생명현상은 21세기가 되도록 한국 땅에서는 소중하게 여겨지지 못했다.

외국의 과학자들은 배아줄기세포를 성공시키는 나라는 여성인권 후진국일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예견해왔다고 한다. 실험에는 엄청난 양의 난자가 필요하게 될 터인데, 앞서가는 나라에서는 ‘건강한 생명을 가진 여성’으로부터 난자를 채취하느라 ‘여성의 건강’을 해치게 되는 일을 쉽게 허용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어제 있었던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의 발표로 황우석 교수 연구팀에 제공되었던 난자는 모두 119명에게서 138회에 걸쳐 채취된 2221개로 드러났다. 그러나 줄기세포팀장이었던 류영준 연구원이 2004년 ‘치료 목적으로 적출된 인간 난소로부터 회수한 미성숙 난자의 인공 수정 및 체세포 핵이식에 활용’이라는 석사 논문을 썼다는 것을 보면 난자 공장인 난소를 적출한 것을 논문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이용하기도 했던 모양이다.

한 번에 난자 30개를 채취하다니...

1년에 4회를 제공한 여성도 있고 부작용으로 입원했던 여성에게 다시 채취하고 그 후유증으로 또 입원을 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138회에 걸쳐 2221개를 얻었다면 평균 1회당 16개 이상을 채취한 셈인데 한 번에 30개를 채취당한 여성의 이야기도 주변에서 들리는 것을 보면 이들이 난자채취에 얼마나 집요하게 매달렸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79명중 14명이 과배란 후유증을 앓았다고 하는데 시술을 받은 여성의 18%에게서 후유증이 나타났다면 이는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나의 생명이야기>(효형출판)에서 황우석 박사는 그의 실험실 연구원들이 하루에 다루는 난자의 수가 대략 1000개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실험실이 얼마나 바쁘게 돌아가는지, 연구원들이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를 독자에게 전하기 위해서 쓴 것이겠지만, 하루에 1000개의 난자를 다룬다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공개한 것을 보면 당시만 해도 황우석 교수는 여성의 몸에서 난자를 채취한다는 사실 자체에 어떠한 도덕적인 부담도 갖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책에는 송아지를 낳은 소가 배출된 태반을 먹으려는 것을 황우석 교수가 막자 어머니가 만류하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황우석 교수는 소가 초식동물이기 때문에 태반(동물성 먹이)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교과서적으로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그 글을 보면서 황우석 교수의 '자연(自然)'에 대한 몰이해에 잠깐 의아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본능은 개체의 생존, 혹은 개체의 재생산과 보존하는 일을 방해하는 일이 없다. 자연은 스스로(自) 그러한(然) 것이니까.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다니?

누구나 애정을 가지고 자연을 들여다보면 ‘아하 그렇구나. 그래서 그런 거로구나’라는 탄성이 절로 나올 때가 한 두 번이 아닐 것이다. 나는 한의사가 되고 난 후에 인간의 몸을 포함하여 생명을 가진 것들의 아름다움에 더더욱 놀라게 되었다. 세상에... 우주의 마음 씀씀이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한 치의 실수가 없다.

생장염장 무위이화(生長斂藏 無爲而化)라 하였으니 동식물의 1년 삶의 작은 사이클이나, 탄생부터 사망까지 전체 삶의 커다란 사이클을 관통하는 이치인 나고, 자라고, 거두어들이고, 쉬는 것이 애써 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리 되는 것은 우주가 보이지 않게 공을 들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와 젊은이가 아름다운 것처럼 늙어 돌아가는 것도 우주가 공을 들이는 아름다움이다. 자연에 대한 몰이해에서 출발하거나 자연스러움을 거스르면서 건강을 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난치병환자를 고칠 수 있다는 희망 외에도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 응용기술을 실용화하면 국내 수입이 연간 6천억 원에, 40억 달러 이상의 수입대체효과가 있을 것이라느니 1억2천만 명의 환자가 치료대상이 되어 연간 3000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줄기세포 치료시장이 형성되느니, 엄청난 의료산업을 창출할 것이니 했던 ‘김칫국’ 때문에도 더 큰 실망을 안겨준 듯 하다. 그러나 그들이 6천억 원, 40억 달러, 3천억 달러를 이야기하며 희망에 부풀어 있을 때, 여성의 난소에 10일간 과배란촉진제를 놓고 마취를 한 뒤 난자를 20-30개씩 채취함으로써 여성의 몸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나 두었는지 의문스럽다.

신이 있다면 한국민들이 애처롭게 보였을 것

세계줄기세포 허브에 등록했다는 2만여 명의 환자들은 이미 사과메일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들에게는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나는 세계줄기세포 허브가 한국 땅에서 실패한 것이 고맙기만 하다. 세계줄기세포 허브가 한국 땅에 존재하는 한 그 수많은 난자의 공급처는 십중팔구 한국의 여성이 될 것이었다. 아니, 한국의 여성이 아니더라도 여성의 몸, 인간의 몸이 의료산업의 도구, 국가적 돈벌이의 도구가 된다는 것은 찬성할 수 없다.

다행히 골수를 소량 채취하여 성체줄기세포를 만들면 이미 분화가 결정된 세포이어서 악성물질로 발전될 위험도 없다고 하니 그런 식으로라도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성공도 세계에 시장이 얼마만큼의 규모인 ‘의료산업’인지, 얼마나 돈벌이가 잘 되는 국가적 사업인지 떠벌이지 말고 조용히, 저렴한 가격으로 환자들에게 실용화될 수 있도록 집중해 주기를 희망한다.

하늘에 신이 있다면 내려다보고 우주의 뜻, 신의 뜻을 집단적으로 팽개쳐버렸던 한국민이 애처롭게 보였을 것이다. 황우석교수의 실험이 사기극으로 밝혀진 지금,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쉰다.